노블오디오의 유산, K10U Encore

hauh****
2021-09-13
조회수 792

                             


overview


 제가 처음으로 접한 노블오디오 제품은 K10U (카텐)가 탄생하기 전의 클래식 라인업 모델인 ‘classic noble 5 (클래식 노블 5)' 였습니다. 해외 여행 도중 왕관 마크에 홀려 충동적으로 구매했던 것으로, 스펙이나 성향에 대한 기본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였는데요. 처음 듣는 순간 성능이나 성향을 떠나 다른 인이어들과는 사운드의 질감이나 결이 다른, 굉장히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인기있었던 구 삼대장 (ie800, se846, k3003) 을 비롯하여 유니크멜로디, 엠파이어 이어스 등 나름 인기 있는 하이엔드 브랜드 제품 역시 왠만큼 들어봤었는데, 물론 그것들도 충분히 좋았지만 말 그대로 충분히 좋은 수준이었을 뿐, 해당 브랜드만의 강렬한 특색이나 지향점, '이게 아니면 안될 것 같아!'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임팩트가 있는 녀석은 없었습니다. 반면, 노블 5에서 느낀 신선함은 다른 브랜드로는 대체불가능한, 노블만의 방향성이 드러나는 사운드였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이러한 '노블 특유의 신선함' 에 빠지게 된 저는 이후 구형 카텐을 거쳐 K10U Encore (앙카텐) 모델까지 직접 구입하게 됩니다.




 앙카텐의 전체적인 구성품입니다. 정겨움마저 느껴지는 골판지 박스를 벗겨내면 그 안으로 펠리칸1010케이스, 사이즈 별 이어팁, 노블밴드와 스티커, 청소툴 등등 부속품이 알차게 들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블 5를 사용했던 추억이 있어서인지 골판지 패키지에 뭔가 더 정이 가는 느낌입니다. 현재는 패키지가 좀 더 세련되게 변경되었더군요. 

 



 외관 첫 인상은 굉장히 ’견고‘하고 ’정교‘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CNC가공된 알루미늄 쉘에 보기만 해도 가슴뛰는 왕관마크, 컬러도 너무 튀지 않고 점잖은 느낌이 나는 빈티지 블루입니다. 유닛의 크기는 다른 다중드라이버 인이어와 비교하여 작은 편입니다. 실제로 전작인 체리레드 컬러 플레이트였던 신형 카텐보다 사이즈가 좀 더 작아져 착용이 수월해졌습니다. 제 귀가 그리 큰 편이 아닌데도 처음 착용시에 불편함이나 이물감 없이 딱 맞게 착용되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왠만한 분들께서는 불편함 없이 착용이 가능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후술하겠지만, 앙카텐은 한쪽 당 10개의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그 많은 드라이버들을 어떻게 저 작은 쉘 안에 담아냈는지 참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노블오디오의 제품들은 유니버셜 모델은 유니버셜 모델끼리, 프레스티지 모델은 프레스티지 모델끼리 그 쉘의 형태를 공유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유니버셜 쉘도 착용감은 양호했으나 프레스티지 쉘의 착용감이 훨씬 좋았습니다. 추가로, 유니버셜과 프레스티지 공통적으로 노즐이 짧은 편인데, 덕분에 다양한 이어팁을 매칭하여 본인의 귀에 잘 맞는 조합을 찾는 것이 수월했습니다. 저 역시 세드나 이어팁, 스파이럴닷팁, 소니 팁, 스핀핏, 딥마운트 등 다양한 이어팁을 사용해보았는데 귀에 맞는 이어팁만 잘 선택하면 다른 인이어에 비해 착용감이 굉장히 편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딥마운트와 소니팁 사용시 착용이 굉장히 편했습니다.)

 


- 정교한 마감과 고급스러운 컬러

- 착용이 수월한 적당한 사이즈의 쉘

- 다양한 이어팁 매칭으로 착용감 개선이 용이한 노즐




sound

  

(영어울렁증...)


 노블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앙카텐이 기존의 K10 모델의 정수를 유지하면서도 미드레인지를 보강하여 음의 명료함과 정확한 토널 밸런스를 확보하였고, 더 나아가서는 전 대역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저 역시 구형 카텐과 앙카텐을 둘 다 사용했던 입장으로서 굉장히 적절한 설명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구형 카텐이 고음역과 저음역이 좀 더 부각된 자극적인 음색이었던 반면, 앙카텐은 중역 보강으로 이러한 부분이 완화되어 좀 더 레퍼런스에 가까우면서도 듣는 재미를 놓치지 않는 올라운더 계열의 하이엔드 제품으로 재탄생했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토널 밸런스 덕분에 장르를 가리지 않습니다.

 

 노블오디오 제품을 이야기 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고음역의 튜닝인데요. 제가 처음으로 사용했던 노블5와 구형 카텐, 앙카텐, 그리고 청음해봤던 노블 제품들이 공유하는 특징이 바로 고음역 튜닝과 개방감입니다. 쭉 뻗어주는 명료한 고음과 개방감은 다른 인이어에서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노블오디오만의 강점입니다. 제가 처음 노블5를 사용하면서 받았던 신선한 느낌이 바로 개방감입니다. 이 후 다른 인이어를 사용하면 뭔가 먹먹하고 답답한 느낌 때문에 한 동안은 노블5만 사용했던 기억도 나네요. 앙카텐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극대화되어 인이어임에도 착용시 전혀 답답합이 없이 시원하고 깔끔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앙카텐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해상도입니다. 10개의 BA 드라이버가 각각 저음역, 중음역, 중고음역, 고음역, 초고음역을 따로 담당하고, 3개의 보어를 통하여 각 대역이 섞이지 않도록 하여 해상도와 분리도를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사실 인이어 모니터에서 해상도가 높다는 것은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토널밸런스가 엉망이거나 튜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모든 소리들이 각자 따로 놀기 때문에 산만하거나 난잡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앙카텐 같은 경우 전 대역 고르게 분포된 토널 밸런스와 극강의 해상도가 조화를 이뤄 굉장히 자연스러우면서도 깨끗한, 그리고 정밀(precise)한 느낌을 줍니다.



- 장르를 가리지 않는 레퍼런스함과 듣는 재미를 놓치지 않은 완성형 사운드

- 인이어에서 좀처럼 느끼기 힘든 개방감

- 산만하지 않고 잘 정돈된, 동시에 선명함과 정밀함이 느껴지는 해상력



 

function


(디바이스 : 하이파이맨 r2r2000 red)


 앙카텐의 임피던스는 스펙상 35옴 이하로, 인이어중에서는 다소 높긴 하지만 엔트리부터 하이엔드 라인업의 dap,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블루투스 dac 등 어떤 기기와 매칭해도 준수한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최대한 가볍고 간편한 것이 추구되는 이동 환경에서도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구동이 쉽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일반 스마트폰 보다는 고출력 dap와 매칭시에 앙카텐의 잠재력을 밑바닥부터 전부 끌어올리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겁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하이파이맨의 r2r2000 red와 매칭시에 저음역의 웅장함과 공간감의 확장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다른 인이어에 비해 r2r의 질감을 더 잘 살려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r2r2000과의 매칭도 재미있었으나, 앙카텐은 dap보다는 케이블과의 매칭에서 좀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케이블 역시 나쁘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있는 와그너스 케이블과의 매칭이나 랩케이블과의 매칭에서도 정말 재미있는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저는 한동안 랩케이블의 판도라를 매칭하여 사용했었는데, 앙카텐의 장점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저음역의 디테일함과 질감에 좀 더 치중한, 쉽게 말하자면 조미료를 조금 친 듯한(?) 느낌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와그너스 케이블은 사용해보질 못했는데, 음향 커뮤니티의 많은 고수분들이 강력하게 추천하시는 만큼 앙카텐을 보유중이신 분들이라면 꼭 매칭해보시기를 강력 추천드립니다.



- 인이어 사용환경에 적절한, 간편한 구동

- 고출력 디바이스와의 매칭을 통한 성능 극대화

- 케이블 매칭을 통한 유의미한 변화 (와그너스, 랩케이블 추천)


 


legacy

 


 사실 현재 시점에서는 카텐 시리즈가 노블오디오의 최상의 모델은 아닙니다. 다이나믹 드라이버와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로 이루어진 하이브리드 구성에 EST 드라이버를 추가한 술탄, 피에조 드라이버를 추가한 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로써 굉장히 개성있고 매력적인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국내 한정 콜라보레이션 제품인 소나기새벽 역시 프레스티지 쉘과 새로운 드라이버 구성으로 무장한 신선한 녀석들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카텐 시리즈를 강력하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기변의 사이클이 비교적 짧은 포터블 오디오 시장에서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도 하고 드라이버 갯수를 늘리기도 하는 등 끊임없는 시도를 통하여 새로운 모델들을 출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거 출시한 모델들은 자연스럽게 단종이 되거나, 신형 모델에 밀려 잊혀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블오디오는 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기존의 플래그십 모델인 카텐을 단종시키지 않고 그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차례차례 개선해나가며 완벽의 경지에 이끌어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즉, 카텐은 노블오디오의 자신감과 애정으로 탄생한 대표작이자 명작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카텐 시리즈를 강력하게 추천드리는 이유입니다.


 노블 5에서 시작된 저의 경험은 현재 앙카텐에 머물러있지만, 혹시라도 저의 리뷰를 통하여 카텐이나 노블오디오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올해 새롭게 출시된 K10L (카텐 레거시) 역시 눈여겨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최초의 10BA로써 다중 BA 드라이버의 시대를 연 구형 카텐에서 시작하여 신카텐, 앙카텐을 거쳐 현재에 도달하기까지 노블의 역사가 담겨있는 카텐 레거시는 3번의 리뉴얼을 거친 완성형 사운드와 위자드의 고집이 담긴 프레스티지 쉘, 순은 베이스에 팔라듐, 플래티넘, 골드로 완성되는 쿼럼 케이블까지,  실로 완벽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간 카텐 시리즈의 유산 (legacy)이기 때문입니다.


- 노블의 정체성이 담긴 플래그쉽 모델, K10U

- 완벽함을 향한 작은 한 발자국, K10U Encore

- 프레스티지 쉘, 쿼럼케이블로 완성되는 새로운 도전, K10L



만약 노블오디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카텐시리즈를 꼭 한 번 접해보시길 강력히 추천드리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본 리뷰는 본인이 직접 K10U Encore 을 구매하여 2년간 사용한 경험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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